마테오 B. 비앙키 ‘남겨진 자들의 삶’ 표지
서울--(뉴스와이어)--문예출판사가 1999년 자신의 동성애자 정체성을 반영한 소설로 이탈리아 문학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마테오 B. 비앙키의 대표작 ‘남겨진 자들의 삶’을 국내에 출간했다.
‘남겨진 자들의 삶’은 7년간 교제한 동성 연인 S가 동거하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현대 이탈리아 문학을 이끄는 차세대 기수 파올로 코녜티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이 작품은 출간 직후 이탈리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23년 이탈리아 문학상인 스트레사상과 오르베텔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집으로 들이닥친 구급 대원들, 이웃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 그리고 바닥에 놓인 연인의 시신. 마테오는 첫 문장부터 독자를 자신이 체험한 고통, 혼란의 현장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 후 작가는 분노와 슬픔, 회한, 체념 등의 감정을 오가며 ‘남겨진 자’이자 ‘생존자’로서의 경험을 파편화된 방식으로 서술한다.
‘남겨진 자들의 삶’은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책이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자 사랑하는 이의 자살 후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작가는 일인칭 시점으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선을 가로지르며 생존자의 삶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페이지의 여백을 십분 활용해 과거와 현재, 감정과 사유를 오가는 서술 방식은 절제된 문체와 더불어 글의 몰입감을 높인다.
이에 대해 시인 오은은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송이들이 발버둥 치며 눈사태를 이룬다. 이 사태에 휘말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깊고 아프고 아름답다”고 평했다. 한편 ‘여덟 개의 산’을 쓴 파올로 코녜티는 “날것과 부드러움, 음란함과 절제, 비극과 아이러니가 공존하는 이야기에는 진정한 작가만이 성취할 수 있는 긴장과 품격이 깃들어 있다”고 상찬했다.
마테오는 문학이 자신을 이 세상에 붙들어 매주는 구원의 닻이라 여겼다. 그래서 자신이 남겨진 사람이 됐을 때 너무나 읽고 싶었고, 애타게 찾았던 책을 직접 집필해 세상에 내놓았다. 그가 이 소설을 쓴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뿐 아니라, 살아가며 상실의 고통을 겪은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위안을 얻길 바란다.
문예출판사 소개
문예출판사는 1966년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돕고, 교양을 심어줄 수 있는 출판물의 발행을 통해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참된 인격 형성의 길을 마련하겠다는 출판 모토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단행본 출판을 중심으로 문학 및 기본 교양서를 꾸준히 펴내고 있는 국내 중견 출판사이다. 반세기 이상 사력을 쌓아오면서 지금까지 2000여 종 이상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현재 문예출판사에서는 수많은 국내외 문학작품 출판을 비롯해 학술도서 기획으로 철학사상총서, 인문사회과학총서, 문학예술총서, 문학평론 및 문학연구서, 한국미술총서 등 양서들을 출판하고 있다.